
솔리드 파워: 뮌헨의 아스팔트에 미래를 새기다
2025년 5월, 독일 뮌헨의 도로 위에서 하나의 조용한 반란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두가 ‘시기상조’라며 고개를 젓던 바로 그 기술, 전고체 배터리를 심장으로 삼은 BMW i7 테스트 차량이 아스팔트를 미끄러져 나갔습니다.
이 대담한 실험의 배후에는 바로 솔리드 파워(SLDP)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대형 전고체 셀이 BMW의 플래그십 세단 안에서 묵묵히 전력을 공급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주행 테스트가 아니었습니다.
전고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예고편이자, 솔리드 파워가 던진 출사표였습니다.

솔리드 파워: 셀 대신 심장을 판다
솔리드 파워의 이야기는 2011년, 콜로라도 대학의 연구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은 처음부터 남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배터리 셀을 직접 만들어 시장의 거인들과 경쟁하는 대신,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을 좌우하는 핵심, 바로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이라는 심장부에 모든 것을 걸기로 한 것입니다.
이 전략은 콜로라도에 위치한 두 개의 거점, SP1과 SP2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루이빌의 SP1에서는 셀 기술을 연구하고, 손튼의 SP2에서는 전해질을 파일럿 생산하며 혁신을 거듭합니다.
여기에 아시아 배터리 생태계와의 긴밀한 연결을 위해 한국 법인까지 설립하며 글로벌 판을 짰습니다.
"우리는 셀 제조사와 경쟁하지 않는다. 최고의 전해질을 만들어 공급하고 기술을 라이선스할 뿐이다"라는 그들의 선언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회사의 운명을 건 비즈니스 모델 그 자체였습니다.

솔리드 파워: 연구실과 공장을 잇는 고속도로
솔리드 파워의 진짜 무기는 단순히 황화물계 전해질을 만든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업계가 여러 방식의 전고체를 두고 저울질할 때, 이들은 황화물계가 높은 이온 전도도와 대량 생산 용이성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제공한다고 확신했습니다.
진정한 차별점은 바로 '검증의 속도'에 있습니다.
솔리드 파워는 0.2Ah 소형 셀부터 60Ah에 이르는 전기차용 대형 셀까지 직접 제작할 수 있는 파일럿 라인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갓 개발한 뜨끈한 전해질을 곧바로 셀에 적용해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테스트하고, 그 데이터를 즉시 전해질 개발팀에 피드백하는 강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셀 기술은 BMW와 SK온 같은 파트너사에게 라이선스 형태로 고스란히 전달되어, 파트너들이 겪을 시행착오를 대폭 줄여주는 역할까지 합니다.
연구실의 아이디어가 공장의 양산품으로 이어지는 가장 빠른 고속도로를 스스로 닦은 셈입니다.

솔리드 파워: 총알은 충분, 목표는 명확
이 대담한 전략은 탄탄한 재무 상태가 뒷받침합니다.
지난 12개월간 2,27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무엇보다 2억 7,980만 달러에 달하는 풍부한 유동성을 '부채 없이'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규모 설비 투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캐팩스-라이트(CAPEX-light)' 모델 덕분입니다.
여기에 미국 에너지부(DOE)가 최대 5,000만 달러의 보조금으로 힘을 보탰습니다.
이 자금은 현재 연간 30톤 규모인 두 개의 파일럿 라인을 넘어, 2026년까지 연간 75톤 규모의 연속 생산 공정을 구축하는 데 투입될 예정입니다.
최근 2025년 2분기에는 SK온과의 기술 이전 마일스톤을 달성하며 750만 달러의 분기 실적을 기록하는 등, 숫자로 실력을 증명하며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솔리드 파워: 보이지 않는 모래시계
물론 솔리드 파워의 여정이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닙니다.
이들은 여전히 본격적인 상업화의 문턱에 서 있는 연구개발 단계의 기업입니다.
기술 목표 달성, 파트너십의 비독점적 구조, 예측 불가능한 시장 변수 등 수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가장 큰 숙제는 전해질 원가의 핵심인 황화리튬(Li2S)의 안정적인 수급과 가격입니다.
회사는 생산 규모를 키우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한편, 염화리튬(LiCl)과 황화나트륨(Na2S)을 이용해 유해 가스(H2S) 없이 Li2S를 만드는 대체 공정까지 연구하며 리스크를 줄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2026년으로 예정된 75톤 규모의 생산 라인 증설이 계획대로 진행되어야만 이 모든 불확실성을 잠재울 수 있습니다.

John Van Scoter
솔리드 파워: 전고체 시대, 왕이 될 상인가
솔리드 파워의 다음 승부수는 명확합니다.
DOE의 지원을 등에 업고 2026년까지 75톤급 전해질 연속 생산 라인을 성공적으로 가동시키는 것, 그리고 한국 법인을 거점으로 SK온을 비롯한 아시아 파트너들과 더욱 촘촘한 기술 및 품질 협력망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셀 제조사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전해질의 지배자.
그들의 베팅은 과연 거대한 글로벌 양산의 파도를 넘어 전고체 시대의 왕좌에 오를 수 있을까요?
뮌헨의 도로를 조용히 달렸던 i7이 그 미래를 희미하게나마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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