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혁신적인 바이오 기업은 샌디에이고,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같은 전통적인 바이오 클러스터에서 시작되죠. 하지만 인스틸 바이오는 달랐습니다. 미국 텍사스 댈러스, 다소 낯선 바이오 불모지에서 출발한 이 회사는 이제 글로벌 항암제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들의 전략은 파격적입니다. 환자 맞춤형 면역세포치료(TIL)와 이중특이항체를 결합한 고위험 고수익 모델, 여기에 직접 생산하는 수직통합 구조까지 갖췄습니다.이 모든 설계의 중심에는 브론슨 크라우치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Peloton Therapeutics(머크에 2조 6천억 원 매각), CoStim Pharmaceuticals(노바티스 인수) 등 굵직한 엑시트를 성공시킨 이 인물은 인스틸 바이오도 또 하나의 딜을 위해 준비중이라는 소..
전통적인 중국 실크 산업에서 출발한 샤인코는 현재 완전히 다른 얼굴을 가진 기업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실크와 농산물 가공을 기반으로 하던 과거는 이제 자회사 Wintus Enterprises에 남겨두고, 본사는 바이오 헬스케어 전문 기업으로 빠르게 변신했습니다. 이 혁신의 중심에는 2021년 CEO로 취임한 Jennifer Zhan이 있습니다. 의료 및 헬스케어 사모펀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그녀는 샤인코를 기능성 식품과 AI 기반 진단 기술을 갖춘 기술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화학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천연 인지질 추출 기술은 시장의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 기술을 바탕으로 한 건강 음료는 향후 화장품 및 피부재생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최근 주가 변동성이 큰 샤인코는..
우리가 흔히 아는 코로나19 백신들은 대부분 '스파이크 단백질(S protein)' 하나만을 타겟으로 합니다. 하지만 지오박스 랩스는 이렇게 말합니다.“왜 하나만 겨냥해? 우리는 스파이크(S)와 뉴클레오캡시드(N) 둘 다 잡을 거야.”그들의 백신 GEO-CM04S1은 두 개의 항원을 한 번에 담아내는 다항원(multi-antigen) 백신입니다. 이건 단순한 성능 향상이 아니라, 기존 백신 설계 철학 자체를 뒤집는 혁신입니다. 여기에 MVA 플랫폼이라는 특별한 무기를 더합니다. 이 플랫폼은 냉동고 없이도 동결건조(lyophilized) 형태로 상온 또는 일반 냉장 조건에서도 장기 보관이 가능한 백신을 만듭니다. 실제로 이 기술 덕분에 지오박스 랩스는 백신 유통망이 부족한 아프리카와 동남아 지역의 판도를..
병원에서 한 번의 엑스레이를 찍기 위해 수억 원짜리 장비가 사용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하지만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는 그런 장비조차 접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등장한 회사가 바로 이스라엘의 나노 엑스 이미징입니다. 2020년 CES에서 나노 엑스 이미징은 콜드 캐소드 기반의 디지털 엑스레이 장비 Nanox.ARC를 선보이며, ‘헬스케어계의 테슬라’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흥미롭게도 이 회사에 초기 투자를 단행한 곳은 SK텔레콤이었습니다. SK는 한국과 베트남에 2,500대 장비 공급을 추진하며 원격진단 인프라와의 결합까지 구상했죠. 그러나 당시 나노 엑스 이미징에서는 실물 장비 없이 컨셉 이미지만 공개해 “테라노스 아니냐”는 의혹에 휘말렸고 공매도 보고서와 SEC 조사를..
의료기기 시장에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기술’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피메이시스의 창립자이자 CEO인 Kathy Lee-Sepsick는 의료기기 업계에서 30년 넘게 몸담아온 제품 기획자 출신입니다. 다양한 의료 현장을 경험하면서 그는 이런 의문을 품었습니다. “왜 여성 건강 문제는 여전히 수술이나 호르몬에 의존해야 할까?” 이 질문이 바로 세계 최초의 비수술 영구 피임 솔루션, FemBloc의 시작점이었습니다.FemBloc은 기존의 자궁관 결찰처럼 절개가 필요하거나 호르몬 주입 방식의 IUD와는 전혀 다른 접근을 취합니다. 이 기술은 자궁관 입구에 특수 블렌디드 폴리머를 주입하면, 폴리머가 일시적으로 경화되었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 자연 분해되고 그 과정에서 조직이 자라 자궁..
팔라틴 테크놀로지스의 대표 약물 Vyleesi는 우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엔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설계된 멜라노코르틴 작용제였지만 임상 현장에서 전혀 다른 반응이 발견되었고 결국 성욕감퇴장애(HSDD) 치료제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 약은 2019년 FDA의 승인을 받으며 '여성용 비아그라'라는 별명을 얻었고, 작은 바이오기업으로서는 드물게 대중적 관심을 받게 됩니다.그런데 놀랍게도 팔라틴은 최근 다시 ‘비만 치료제’라는 본래의 출발점으로 되돌아왔습니다. GLP-1 계열 약물들이 인기를 끌며 비만 치료 시장이 급팽창한 가운데 팔라틴은 자신들의 멜라노코르틴 기술을 기반으로 GLP-1/GIP 병용요법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단순 체중 감량이 아닌 장기적인 ‘체중 유지’ 효과에 중점을 둔 이 전략은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