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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수술대에서 장기이식을 집도하던 RJ Tesi 박사가 “면역계를 새로 설계하겠다”는 결심으로 연구실 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2015년 INmune Bio를 세우고 알츠하이머를 단순 퇴행이 아닌 ‘염증 질환’으로 재정의하겠다고 선언했지요.회사의 첫 번째 실험은 뇌 염증을 겨냥하는 pegipanermin으로 신경 세포 회복을 시도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 실험은 더 과감합니다. 방사선으로 번식력을 잃은 종양세포를 약으로 사용해 환자 NK세포를 ‘기억형 킬러’로 재훈련하는 INKmune 플랫폼을 개발했으니까요. 적이었던 암세포가 치료 도구로 변하는 이 반전은 면역학 교과서를 다시 쓰는 도전으로 불립니다.회사는 알츠하이머 2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1,500만 달러 대출을 조기 상환하며 재무 위험을 선..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 바이오기업이 희귀 신경계 질환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입니다. 이름은 패시지바이오. 아직 매출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이 회사를 ‘펜실베이니아대 유전자 치료 연구실의 분신’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실제로 펜실베이니아대의 Gene Therapy Program과 공동 개발체계를 구축해 임상 설계와 제조 전략을 함께 이끌고 있습니다.주요 파이프라인 PBFT02는 frontotemporal dementia(FTD)를 대상으로 하며, AAV1 벡터를 활용해 뇌척수액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한 번의 주사’로 뇌질환을 조절하겠다는 이 실험은 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구조입니다. 2024년에는 인력의 절반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해 2027년까지 자금 지속성을 확보했으며 최근 임상에서는..
2020년 봄, 전 세계가 코로나19에 휘말리던 혼돈의 시기. 미국 증권시장에서 한 이름이 갑자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작은 의료 IT 기업 에스씨웍스는 '수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 테스트 키트 계약'을 발표하며 주가가 단 하루 만에 400% 넘게 치솟았죠.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밝혀진 진실은 충격 그 자체—계약은 존재하지 않았고, 전 CEO는 결국 증권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게 됩니다. 투자자들은 배신감에 휩싸였고 회사는 법적 위기와 재무 불투명성 속에서 존폐 위기를 겪었습니다.에스씨웍스는 이후 기존 경영진을 전면 교체하고, SaaS 기반의 헬스케어 데이터 관리 플랫폼으로 사업을 재정비합니다. 변화의 바람을 타고 2023년에는 뉴욕의 400병상 규모 병원과 Workda..
2020년 세계적인 제약사 Amgen은 뇌질환 분야에서 조용히 철수했습니다. 수년간 투자해온 신경과학 파이프라인은 상업화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전면 중단됐죠. 그때 한 작은 바이오벤처가 그 폐기된 기술을 인수했습니다. 바로 비질 뉴로사이언스였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이 기술에 대해 회의적일 때, 비질은 뇌의 면역 시스템인 미세아교세포에 주목했고 그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치매와 같은 질환 치료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이 회사는 버려진 기술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재기의 아이콘'이라 불릴 만합니다. Amgen이 손을 뗀 TREM2 관련 자산을 인수하면서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미세아교세포(microglia) 조절 기술은 이들의 손에서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이후 비질은 세..
2000년대 초, 한 벨기에 기업인이 두 번 연속으로 회사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고 글로벌 제약사에 성공적으로 매각했습니다. 업계는 그를 “바이오 IPO 마스터”라 불렀고 그는 세 번째 도전에 나섰습니다. 이번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라는 일상적이지만 방치되기 쉬운 질환을 정조준했습니다. 그가 창립한 회사 닉소아는 ‘혀에 자극을 줘서 기도를 여는 전혀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CPAP 기계의 불편함에 지친 수많은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에게 이 작은 스타트업이 던진 솔루션은 혁신 그 자체였습니다. 배터리도 없고, 무선으로 작동하며, MRI도 받을 수 있는 이식형 장치는 의료기기 설계의 기준을 다시 썼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이 장치는 유럽 CE 인증에 이어 미국 FDA의 ..
“정말 병원에 가지 않고 폐암 진단이 가능하다고요?” 몇 년 전만 해도 혈액 한 방울로 암을 진단한다는 이야기는 마치 공상과학 소설 같았습니다. 폐결절을 확인하려면 CT를 찍고 조직을 떼어내야 진단이 가능하다고 믿었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한 미국의 생명과학 기업은 이 상식을 정면으로 뒤집었습니다. 단백질 기반 진단 기술로 실제 폐암의 위험도를 단 하루 만에 분석해 의사에게 전달하고, 환자에게는 빠른 결정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이 회사의 이름은 바이오데식스. GE 출신의 전략가였던 스콧 허튼이 CEO로 취임한 후, R&D 중심 조직이 상업화 조직으로 탈바꿈했고 ‘속도와 실용성’ 중심의 진단 전략으로 회사는 궤도에 오르게 됩니다. 기술만 뛰어난 게 아니라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도 아는 이 회사는 의사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