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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한 벨기에 기업인이 두 번 연속으로 회사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고 글로벌 제약사에 성공적으로 매각했습니다. 업계는 그를 “바이오 IPO 마스터”라 불렀고 그는 세 번째 도전에 나섰습니다. 이번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라는 일상적이지만 방치되기 쉬운 질환을 정조준했습니다. 그가 창립한 회사 닉소아는 ‘혀에 자극을 줘서 기도를 여는 전혀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CPAP 기계의 불편함에 지친 수많은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에게 이 작은 스타트업이 던진 솔루션은 혁신 그 자체였습니다. 배터리도 없고, 무선으로 작동하며, MRI도 받을 수 있는 이식형 장치는 의료기기 설계의 기준을 다시 썼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이 장치는 유럽 CE 인증에 이어 미국 FDA의 ..
“정말 병원에 가지 않고 폐암 진단이 가능하다고요?” 몇 년 전만 해도 혈액 한 방울로 암을 진단한다는 이야기는 마치 공상과학 소설 같았습니다. 폐결절을 확인하려면 CT를 찍고 조직을 떼어내야 진단이 가능하다고 믿었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한 미국의 생명과학 기업은 이 상식을 정면으로 뒤집었습니다. 단백질 기반 진단 기술로 실제 폐암의 위험도를 단 하루 만에 분석해 의사에게 전달하고, 환자에게는 빠른 결정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이 회사의 이름은 바이오데식스. GE 출신의 전략가였던 스콧 허튼이 CEO로 취임한 후, R&D 중심 조직이 상업화 조직으로 탈바꿈했고 ‘속도와 실용성’ 중심의 진단 전략으로 회사는 궤도에 오르게 됩니다. 기술만 뛰어난 게 아니라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도 아는 이 회사는 의사별,..
의대를 자퇴하고 회사를 창업한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보통 사람은 아닐거라고 확신합니다. 리커전의 CEO, Christopher Gibson 박사는 실제로 그런 길을 걸었습니다. 유타대학교 박사과정 중 실험 이미지에서 신약 후보 물질을 발견한 그는 ‘이제는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약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의대를 포기하고 리커전 파마슈티컬을 설립했습니다.‘Recursion’의 단어적 의미는 함수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자신을 호출하는 프로세스지만, 이 회사는 복잡한 생물학 데이터를 기계학습 알고리즘으로 수천, 수만 번 되짚으며 새로운 질병 치료 가능성을 찾아냅니다. 놀랍게도 이들이 사용하는 기술은 Google DeepMind, NVIDIA의 CUDA와 경쟁할 만큼 정교한 수준이며 신약 개발을 AI로 ‘산..
미국 주식 시장에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흥미로운 기업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사일렉스 홀딩은 파산이라는 암운 속에서 살아남아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한 독특한 사례입니다. 이 회사는 원래 Sorrento Therapeutics의 자회사였지만, 2023년 모회사가 파산 보호를 신청하며 독립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되었습니다. 당시 Sorrento는 사일렉스의의 주식을 주주들에게 배당 형태로 대량 배포했고, 이로 인해 사일렉스 주가는 단기간에 급락하게 됩니다.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사일렉스는 이를 기점으로 리버스 스플릿을 단행하며 Nasdaq 상장을 유지했고, 자회사 Semnur를 SPAC 합병을 통해 분사 상장시키는 전략을 추진하며 반전의 서사를 만들어갔습니다. 단기 매도 금지와 장기 Lock-u..
“CEO는 누군지도 모르겠는데, CFO 이름은 자꾸 들리네?” 인비비드를 처음 접한 사람들 사이에서 종종 나오는 말입니다. CEO가 현재는 임시직이고, 공식적인 발표나 언론 노출에서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죠. 반면 사람들 눈에 자주 띄는 인물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Genzyme, Pulmatrix 등에서 잔뼈 굵은 재무 전문가이자, 인비비드의 실질적인 전략 총괄인 CFO William Duke입니다.그는 위기 때마다 회사의 생존을 책임진 실전형 경영자입니다. 2023년에는 실리콘밸리은행(SVB)과의 협상을 통해 3천만 달러 규모의 비희석 대출을 이끌어냈고, 2025년에는 미국 미식축구 명장 짐 하버(Jim Harbaugh)를 인비비드의 공공 캠페인에 참여시키는 전략적 파트너십도 주도했습니다. “..
이제는 아주 유명해진 체중 감량 주사제 ‘위고비(Wegovy)’의 복제약을 먼저 판매하던 헬스케어 기업이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정품도 아닌데 괜찮을까?'라는 걱정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예상과는 달리 그 기업은 정품 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정식 공급자로 거듭났습니다. 짭에서 찐계약을 맺는 반전 전략은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고, 유통 채널의 파급력을 넘어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증명했습니다.힘스 앤 허스[HIMS]의 시작은, 사람들이 끙끙 앓고 있는 자신만의 고민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탈모나 성 기능 저하와 같은 문제는 부끄러워 숨기기보다 자연스럽게 해결되어야 한다는 생각, 바로 그 믿음이었습니다. 창업자 앤드류 두덤은 사람들이 병원 방문을 꺼리는 이유가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