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타고 다니는 전기차, 머나먼 우주를 탐험하는 탐사선,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고속열차, 그리고 생명을 살리는 의료장비. 이 모든 첨단 기술의 뒤편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TE 커넥티비티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 커넥터 기업이지만, 일반인들은 그 이름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야말로 "보이지 않는 세계 1위"인 셈이죠.TE 커넥티비티는 NASA 우주탐사선, 테슬라 모델3, 보잉 787, 인공심장 기기 등 우리 일상의 경이로운 기술 속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들의 커넥터와 센서는 -200℃ 극한의 우주 환경, 해저 5,000m 심해, 고진동 고속열차 안에서도 끄떡없이 작동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결을 완성하는 이들의 기술은 특히 안전성과 신뢰성이 생명인 전..
“스마트폰도 안 팔리는데 백신을 만든다고?”2024년 8월 한 중소형 IT기업의 발표 하나가 투자 커뮤니티를 발칵 뒤집었습니다. 중국 심천에 본사를 둔 저가 스마트폰 제조사 유타임이 미국의 백신 연구소 Bowen Therapeutics Inc.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팬데믹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그것도 모바일 기기 하나로 생계를 이어가던 회사가 백신을 만들겠다고 하니 투자자들의 반응은 당연히 냉소적이었습니다. 발표 직후 주가는 하루 만에 93% 폭락, '건강관리도 가성비 시대냐'는 조롱 섞인 댓글이 쏟아졌습니다.하지만 단순한 헤프닝으로 넘기기엔 그 이후 전개된 상황은 꽤 흥미롭습니다. AI 기반 혈압 측정 시스템 ‘Circul VS’를 내놓으며 웨어러블 의료기기 시장에 진입하고 FDA 등록을 목..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 본래 경쟁 관계였던 두 기업이 하나로 합쳐져 기술의 시너지를 만들어낸 경우가 있습니다. 2019년 Nanometrics와 Rudolph Technologies는 각각 정밀 계측과 리소그래피 분야에서 오랜 전통을 지닌 기업이었지만, 서로 다른 기술 언어를 쓰던 이들이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되며 ‘Onto Innovation’이라는 이름 아래 다시 태어났습니다. 합병 초기엔 "회의할 때마다 기술자들끼리 싸웠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두 기술문화의 충돌은 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Dragonfly나 EchoScan 같은 혁신적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업계는 이 회사를 ‘통합 계측 솔루션의 상징’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왜 이 기업이 AI 시대에 다시 주목받고 있는지 지금부터 그 이..
스마트폰으로 얼굴을 인식해 잠금을 해제하고, 의료기기가 몸 상태를 분석하며, AI 서버는 눈 깜짝할 사이에 데이터를 전송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기술의 중심에서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 핵심 부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광학 산업의 조용한 전략가'라 불리는 코히어런트입니다. 이 회사는 애플, BMW, 글로벌 AI 기업들이 사용하는 VCSEL, LiDAR, 레이저 기술을 수십 년간 납품해왔지만 겉으로 드러난 적은 거의 없습니다. 마치 고요한 심연 속에서 산업의 맥을 움직이는 존재처럼 코히어런트는 기술의 본질을 설계하고 구현해온 기업입니다. 왜 그들이 '광학 산업의 TSMC'로 불리는지 지금부터 그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코히어런트, 회사 개요회사명: Coherent Corporation"일..
사이버 보안이라는 단어는 이제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인터넷 주소체계, 바로 그 기반을 만든 인물이 다시 무대로 돌아왔습니다. Emmit J. McHenry는 과거 ‘.com’을 가능케 한 Network Solutions의 공동 창립자였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사이큐리언이라는 회사를 세웠습니다. 단순한 보안 기술이 아닌 국가 안보와 생명까지 연결되는 철학을 중심에 둔 이 기업은 이스라엘 국방 사이버 전문가와 함께 ARx라는 독자적 플랫폼을 구축하며 기술적 차별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이버 위협이 테러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는 현실,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사이큐리언만의 이유 있는 존재감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사이큐리온, 회사 개..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이건 어렵다’며 외면하던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GaN(갈륨나이트라이드)입니다. 실리콘보다 훨씬 빠르고, 작고, 효율적이지만 너무나 다루기 까다로워 오랜 시간 ‘이론 속 기술’로만 머물렀죠. 하지만 한 스타트업이 이 어려운 기술을 현실로 끌어냈습니다. 나비타스 세미컨덕터는 전통적인 실리콘 기술의 한계를 넘기 위해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들이 선택한 전략은 단순했습니다. ‘어렵지만 혁신적인’ GaN을 누구나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래서 나비타스는 세계 최초로 드라이버, 제어, 보호 기능을 하나의 GaN 칩에 통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마치 ‘조립식 전력 칩’을 만든 셈이죠.기존 기업들이 수십 년간 고민했던 문제를 단 1개의 IC로 해결한 이 기술은..